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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과의 연애, 그리고 사업 성공. 무료 웹 소설 보는 사이트

by 친절 짐무 심플 2026. 4.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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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그 여자를 본 건, 사업이 완전히 망하고 나서였다.

내 이름은 강민수. 서른일곱, 한때는 나름 잘 나가던 온라인 마케팅 사업가였고, 지금은 카드값에 쫓기며 편의점 야간 알바를 하는 인생이다. 엑셀 방송 쪽으로 한 번 크게 벌어본 적이 있었지만, 욕심이 화를 부르고 사람을 잘못 써서 한 방에 다 날렸다. 남은 건 빚과, 그리고 사람에 대한 불신뿐.

 

 

그날도 새벽 두 시, 편의점 계산대에 턱 괴고 멍 때리고 있었다. 손님도 없고, 라면 물 끓는 소리만 조용히 공간을 채우던 그때.

“왜 그렇게 죽은 표정이야?”

여자 목소리였다.

고개를 들었는데… 아무도 없었다.

“여기야. 위.”

천장을 올려다보니, 거기 있었다. 흰 원피스 입은 여자가, 공중에 반쯤 떠서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미친 거지.

“아, 드디어 본다.”

그 여자가 웃었다. 묘하게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드는 웃음이었다.

“너, 나 보여?”

“……귀신이냐?”

“응. 정확히는 미련 있는 귀신.”

나는 한숨을 쉬었다. 드디어 내가 미쳤구나 싶었다. 인생 망하고 정신까지 가버린 거다.

“근데 너 재밌다.”

그 여자가 카운터 위로 내려앉았다. 물건은 안 건드리는데, 존재감은 이상하게 또렷했다.

“다른 사람들은 나 못 보거든. 근데 넌 보네. 특이체질인가 봐.”

“사라져라.”

“싫어.”

그녀는 턱을 괴고 나를 빤히 봤다.

“너, 사업 말아먹었지?”

“…꺼져라.”

“돈 필요하지?”

나는 아무 말도 안 했다. 근데 눈빛이 대답했을 거다.

그녀가 씨익 웃었다.

“나랑 계약할래?”

그날 이후, 내 인생은 완전히 바뀌었다.

그녀의 이름은 유하린. 살아있을 땐 투자 쪽에서 꽤 이름 날리던 사람이었다고 했다. 젊은 나이에 수십억 굴리다가, 사고로 죽었다. 근데 죽고 나서도 이 세상에 남은 이유는 단 하나.

“돈.”

그녀는 아주 솔직했다.

“난 돈이 좋아. 죽어도 그게 미련으로 남았어.”

“귀신이 돈 벌어서 뭐 하냐.”

“간접적으로 쓰면 되지. 널 통해서.”

그게 계약 조건이었다.

나는 몸과 행동을 제공하고, 그녀는 정보와 판단을 제공한다.

처음엔 반신반의했다. 근데… 이 여자는 진짜였다.

“내일 이 시간에 코인 하나 떨어질 거야. 미리 들어가.”

“사기 아니냐?”

“믿든 말든.”

나는 마지막 남은 50만 원을 넣었다.

다음 날, 진짜로 두 배가 됐다.

“……이거 뭐냐.”

“감각이야. 흐름 보는 감각.”

그녀는 자랑스럽게 웃었다.

그날부터였다.

나는 다시 사업을 시작했다.

처음엔 소규모였다. SNS 광고 대행, 간단한 쇼핑몰 운영. 근데 그녀의 조언은 미친 듯이 정확했다.

“이 타겟층 버려. 전환율 안 나와.”

“이 키워드 밀어. 경쟁 덜하다.”

“이 사람 믿지 마. 뒤통수 칠 스타일.”

놀랍게도 전부 맞았다.

한 달, 두 달, 세 달.

빚이 줄어들고, 통장에 돈이 쌓였다.

그리고 어느 순간 깨달았다.

“나… 너 없으면 아무것도 못 하겠다.”

그녀는 잠깐 조용해졌다.

“…그런 말 하지 마.”

“왜?”

“난 언젠가 사라질 거니까.”

그 말이 이상하게 가슴에 박혔다.

그날 밤, 처음으로 그녀를 제대로 봤다.

늘 장난스럽고 가볍던 얼굴이, 그날은 조금 쓸쓸해 보였다.

“…왜 안 가?”

“미련이 남았잖아.”

“돈?”

“…그리고.”

그녀가 나를 봤다.

그 시선이 이상하게 뜨거웠다.

“너.”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그날 이후, 관계가 바뀌었다.

처음엔 단순한 동업자였다. 그다음은 파트너.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같이 있는 시간이 당연해졌다.

나는 밤마다 그녀와 얘기했다.

사업 얘기, 돈 얘기, 사람 얘기.

그리고 가끔은, 그냥 아무 의미 없는 얘기도.

“살아있을 때 뭐 했냐.”

“연애?”

“응.”

“…망했지 뭐.”

그녀가 피식 웃었다.

“남자들 다 돈 보고 붙더라.”

“난 아니냐?”

“넌… 좀 다르지.”

그녀가 손을 뻗었다.

닿지 않는 걸 알면서도, 나는 그 손을 마주 뻗었다.

이상하게, 닿은 느낌이 났다.

그날, 처음으로 그녀를 여자로 느꼈다.

그리고 망설임 없이 말했다.

“나랑 사귈래?”

“…미쳤냐.”

“응. 미친 거 맞다.”

“난 귀신이야.”

“그래도 좋아.”

잠깐의 침묵.

그리고 그녀가 웃었다.

“…후회하지 마라.”

“이미 늦었어.”

그날부터 우리는 연인이 됐다.

이상한 관계였다.

낮에는 성공한 사업가와 보이지 않는 파트너.

밤에는… 귀신 여자친구와 동거하는 남자.

그녀는 장난이 많았다.

“야, 오늘은 내가 위야.”

“뭐라는 거야.”

“귀신이라 가능한 체위가 있다니까?”

“야, 그건 좀…”

“쫄보네.”

그녀는 일부러 나를 놀렸다.

근데 가끔은 진지했다.

“너, 나 없어도 잘 살 수 있어야 돼.”

“싫다.”

“애냐?”

“응. 너 앞에서는.”

그녀가 한숨을 쉬었다.

“…진짜 미련 남게 만들지 마.”

사업은 계속 커졌다.

법인 만들고, 직원 뽑고, 투자 받고.

연 매출 수십억.

불과 1년 만이었다.

사람들은 나를 천재라고 했다.

웃기지 마라.

진짜 천재는, 밤마다 내 옆에 떠 있는 이 여자다.

하지만 성공이 커질수록, 불안도 커졌다.

어느 날, 그녀가 점점 흐려지기 시작했다.

“야, 너 왜 이래.”

“…이제 시간 다 된 것 같네.”

“무슨 소리야.”

“미련이… 거의 사라졌어.”

나는 순간 아무 말도 못 했다.

“돈도 충분히 벌었고… 너도 이제 혼자 할 수 있고…”

“아니야.”

“민수야.”

그녀가 처음으로 진지하게 내 이름을 불렀다.

“넌 이제 괜찮아.”

“난 안 괜찮아.”

“…바보.”

그녀가 웃었다.

그 웃음이 너무 예뻐서, 더 미칠 것 같았다.

“마지막으로 하나만 물어보자.”

“뭐.”

“나… 좀 괜찮은 여자였냐?”

나는 웃었다.

“개쩔었다.”

그녀가 피식 웃었다.

“…그럼 됐다.”

그리고 그날 밤.

그녀는 사라졌다.

아무 말도 없이.

아무 흔적도 없이.

나는 한동안 아무것도 못 했다.

돈도, 사업도, 다 의미 없어졌다.

그렇게 몇 주가 지나고.

다시 일어났다.

왜냐고?

그녀가 그랬으니까.

“너는 살아야 돼.”

지금 나는, 더 크게 사업을 키우고 있다.

그리고 가끔, 밤에 혼자 있을 때.

느껴진다.

익숙한 시선.

익숙한 웃음.

“잘 하고 있네.”

…그래.

나 잘하고 있다.

그러니까.

가끔은.

다시 와라.

이 미친 귀신 여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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